50이 넘은 나이의 남자 9명이 모였다.

우리는 조금씩 지쳐 가고 있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개인의 삶에서 고군분투 하며 살아가지만 

모래성이 무너지듯 조금씩 허물어져 감을 느끼는 시기에 들어선 것 같았다. 

금이 간 벽처럼 불안과 위기는 언제든 예고 없이 우리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듯이 보였다.

십여 년 전부터 우리는 각자 매월 5만원씩 모았다. 50이 되는 나이에 유럽을 가보자는 취지로 돈을 모았다.

50이 되었지만 우리는 떠날 수가 없었다. 돈은 모았지만 시간을 모으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단단한 밧줄로 우리는 묶어 놓으려는 시간 앞에서 훌훌 떠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또 한두 해가 지나가고 우리는 소심한 용기라도 내보자고 했다.

떠나야 떠날 수 있다!

우선 가까운 곳으로 가자고 했다.

그래서 일본으로 결정이 되었고,

자유롭게 떠나자고 했다.

그래서 자유여행을 기획하려고 했으나 아무도 일본어가 되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편안함을 찾았다.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 패키지와 자유여행의 장점을 묶어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벚꽃이 필 것으로 예상되는 3월 말로 하여 우리는 시간을 묶어 놓았다.

그리고 떠난 남자 9명의 오사카 2박 3일 여행.

우리 예상과 달리 벚꽃은 피지 않았지만,

그 대신 2박 3일 동안 친구들 사이의 우정의 꽃은 활찍 핀 것 같았다.

밤 늦은 시간까지 타국에서 건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위로와 함께 서로를 향한 염려와 격려가 있었다.

떠나기 전, 5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가자고 햇던 친구들이 이번 오사카 여행을 통해 얻은 것들이 많았던지,

3년에 한 번씩 떠나자고 한다.